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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처 치유 '실감콘텐츠 게임'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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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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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VR 콘텐츠가 주는 새로운 경험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

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가 7000만명(집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11일 기준)을 넘었다. 한국 일일 확진자도 11일 기준 689명으로 지난 3차 유행 이후 최대치다. 정부가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자, 외출과 소통이 막힌 국민들이 우울함(코로나 블루)과 답답함을 호소한다.

신의진 교수(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는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아이·어른 없이 우울감을 호소한다"며 "특히 소아정신과 진료를 볼 때 집중력 장애를 겪는 아동이 우울함을 겪으면, 부모님까지 함께 우울해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는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위안을 줄 가상현실(VR)게임을 속속 출시했다. 이용자는 VR기기를 쓰고 수도권 랜드마크를 관광하듯 나들이하거나, 온가족이 함께 온몸을 움직이며 ‘키즈카페’에 방문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우울함은 다른 사람, 바깥 세상과 접촉이 없어질 때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며 "VR 콘텐츠는 실제는 아니지만 뇌에 새롭고 흥미로운 자극을 주는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주면서 해서 혼자 있을 때 쌓이는 부정적 감정을 막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뉴메틱은 7일, 언리얼 엔진으로 자체 개발한 VR 관광게임 ‘엘리네 여행일기(Ellie's Travel Diary)를 스팀에 미리 해보기 버전(얼리 액세스)으로 출시했다. 이 게임은 엘리와 가족들이 한국 수도권의 유명 랜드마크인 서울 남산타워, 롯데월드타워, 수원 화성, 경복궁 등을 방문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진은 게임 그래픽을 ‘미니어처 박물관’처럼 설계했다. 마치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가 소인국을 방문하는 듯한 새로운 느낌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용자는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여정을 시작해 지하철을 타고 자유롭게 수도권을 즐길 수 있다.

게임 내 경복궁에가면 수문장 교대식을, 화성에 가면 정조대왕능 행차를 감상할 수 있다. 제작진은 롯데물산 측에 지식재산권(IP) 허락을 받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불꽃놀이를 구현했다. 투호, 국궁, 타종 등 전통문화를 체험하거나, 한강 공원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농구코트에서 농구 게임을 즐길 수도 있게 설계했다.

오성 뉴메틱 대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2019년 10월 처음 기획됐다. 당시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이라 원래 도시를 아기자기한 미니어처로 재탄생시켜 VR에서 제공하는 것을 콘셉트로 삼았다.

하지만 전염병 탓에 해외·국내 여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게임이 지니는 의미가 커지면서 한국을 여행하고 싶어도 여행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콘텐츠도 기획하기 시작했다.

오 대표는 "최근 여행을 못 가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유튜브에 게시된 기존 관광콘텐츠를 찾는 일이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유튜브 콘텐츠로는 체험과 상호작용을 할 수 없다"며 "엘리네 여행일기에서는 교통 티켓을 직접 끊어서 돌아다니고, 각종 상호작용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랜드마크를 이미 방문했던 사람도 미니어처로 표현한 VR세계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며 예전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향후 정식 출시 시점에는 관광객끼리 소통할 수 있는 소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제주도 버전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안전하게 즐기는 VR놀이, ‘쿠링 메카디노의 습격’

온 가족이 마치 키즈카페나 유원지를 방문한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도 있다. 키즈 VR 스타트업 브래니가 10월, 스팀에 출시한 쿠링 메카디노의 습격이다. 브래니는 과거 그라비티 CEO 등을 역임한 정휘영 대표가 이끄는 기업이다.

쿠링 메카디노의 습격에는 서양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오마주가 곳곳에 녹아있다. 이용자는 VR세계 속 원더랜드를 탐험하게 되는데, 온몸을 활용해 움직이면서 슈팅, 음악, 디펜스, 클라이밍, 캐치업,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존 VR게임은 대부분 적을 쓰러뜨리는 공격성, 액션을 강조한 게임이었다. 이 게임에는 전혀 폭력성이 없어 마치 ‘키즈카페’에서 온 가족이 함께 놀이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게임 난이도도 마련했다.

쿠링 VR 시리즈는 3년 6개월간 제작비 48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브래니는 게임 제작 과정에서 세계 7개 국가의 어린이·성인 이용자 2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 최적화한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갑자기 고개를 돌려야 하는 상황을 최대한 줄여 VR 멀미를 줄이고 ▲게임 시간을 2분 내외로 설정하고, 게임을 즐긴 이후 휴식 시간을 줘 눈의 피로를 줄이고 ▲게임의 전체적인 채도와 시점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고 ▲아이들이 돌아다녀도 일정 공간을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정휘영 브래니 대표는 "최근 VR 기기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가족 단위 및 실내 활동 이용자가 늘었다.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은 물론, 자연 경관이나 소리를 감상하도록 돕는 힐링 실감 콘텐츠가 많이 나오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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